블로그의 글이 주관적이어야 하는 이유

2013. 2. 27. 09:00일상🤔Scrib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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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는 신문 뉴스기사와 어떻게 다른지, 바람직한 블로깅은 어떤 것을 중점으로 하는 것이 좋을 지 꽤 예전부터 생각을 해오던 글인데... 너무 생각을 확장시키다보면 산으로 갈 것 같아 요점만 간단하게 간추려 봅니다.





100% 객관적인 글은 없다


이 세상에 쓰여진 글 어느 하나 100% 객관적인 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객관적이라는 사전적 의미는 '자기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제삼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거나 생각하는 것.'이라 정의되고 있다. 즉 자신의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다른 사람의 시각과 관점에서 바라보고 글을 쓴다는 것이다. 그런데 글을 쓰는 것은 '나'란 사람이기 때문에 단 1%라도 자신의 주관적인 내용이 섞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글이던 100% 객관적인 글은 없다고 믿는다. 물론 '1+1=2 이다' 라는 글은 매우 객관적인 Fact로 보이는 듯 하다. 누구나 생각하는 상식의 결과를 나타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세상을 조금(?) 공부하며 살아본 사람은 사람들의 상식이 얼마나 급격하게 다를 수 있는지 다들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1+1=1이나 1+1=3이라는 재미난 해석은 많은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혹 이 부분에 대해서 궁금하시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한 국가의 '역사'도 사실은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글이 많고, 글이 쓰여진 당시의 시대정신이나 역사가의 의견이 다소 반영된 글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렇듯 아무리 객관적인 듯 보여도 모든 글에는 주관적인 의견이 아주 조금이라도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떠한 사실을 자신의 관점에서 벗어나 제 3자의 생각으로 적어낸 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때로는 어리석은 일인지 깨닫게 된다.





블로그에 객관적인 글은 없다. 아니 없기를 바란다


가끔 블로거에게 객관적인 글을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을만한 주제를 다루다보면 '이 글은 너무 주관적인 내용으로 치우쳐져 있군요, 객관적인 글이 더 좋지 않을까요' 라고 지적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사실 이렇게 부드럽게 이야기해준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이나 상식과 충돌되는 부분을 발견하면 비판하고 싶어진다.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글 속에 거짓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 의견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I disapprove of what you say, but I will defend to the death your right to say it.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그런 말을 할 권리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겠다.


굳이 볼테르의 말로 알려진 명언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개인 블로그에는 매우 '주관적인 글'이 채워지기를 독려하고 싶다. 물론 그 블로그가 어떤 특정 다수의 입장을 표출하는 곳이거나, 미디어의 성격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면 이야기는 조금 다르지만 말이다.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블로그도 가끔 미디어의 성격을 띄는 경우가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블로그는 신문처럼 대중적인 미디어는 아니다. 그래서 나는 개인블로그에서 만큼은 객관적이지 않고 화자의 목소리가 강하게 나타나는 주관적인 글이 많이 실리기를 바라고 있다.



블로그는 뉴스-신문이 아니다. 블로거는 기자와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물론 아닐수도 있다 ^^) 신문과 미디어는 객관적인 사실을 보도한다. 그래서 상당히 Dry(매마른) 글들이 놓여 있는 것이 뉴스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육하원칙 한계(Boundary)에 갇혀 독창적이거나 창의적인 글을 찾아보긴 힘들다. 한마디로 재미가 없는 글의 집합소이다. (^^ 그래서 일까? 최근에는 기자들도 자신의 생각이 담긴 재미나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아무튼 매스미디어에서 주로 다룰 수 없는 부분을 블로거가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나는 블로그는 신문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블로거 또한 기자를 대신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블로거의 역할은 다른 곳에 있다.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글이 채워지는 공간이어야 비로써 블로거가 제 역할을 해낸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는 히스토리(His Story)가 아닌 마이스토리(My Story)를 담는 틀이다.


만약 인터넷 뉴스기사를 읽다가 기사본문보다 댓글을 더 재밌게 본 기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블로그의 글이 주관적이여야 하는 이유


궁극적으로 블로그는 관이 뚜렷한 견해를 담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 나는 통찰(insight)을 꼽고 싶다.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서, 또는 통찰력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누구의 시선도 과도하게 의식하지 않은 주관적 시각과 과감함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난 블로그에서 만큼은 신문기사를 재편집, 재배열에 지나지 않는 객관성 높은 글들이 나열된 블로그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남을 의식하면서 쓴 글 속에서 통찰력이 발휘되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하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소리(Voice)를 높히되 글을 읽는 독자층을 배려하는 것이다. 반대의견은 항상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하고, 가능하면 글에 '주관적 의견'이라는 것을 거듭 리더에게 알려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블로깅이 아닐까 싶다. 


즉 통찰력있는 의견을 마음껏 펼치되, 반대의 의견도 100% 수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글이 주관적이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100% 객관적인 글은 어렵겠지만, 노력한다면 99% 객관적인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얼마나 재미 없는 글이 되겠는가.. ^^ 



* 1+1=2라는 당연한 글을 매일 쓸 수는 없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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